[오늘의 설교] 내가 당한 일

입력 2015-10-27 19:11

빌립보서 1장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한 사람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바울의 고백입니다. 그런데 그의 고백은 탄식과 실망의 소리가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은 것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바울은 삶 속에서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많이 겪은 사람이었습니다. 본문에서 그는 그가 당한 수많은 일들 속에서 한 가지 진리를 깨달았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바로 12절에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그는 지금 아무런 죄도 없이 로마의 감옥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본문을 보면 옥중에 있음을 의미하는 ‘매임’이라는 단어가 세 번 나옵니다. 바울은 이 억울한 환경 속에서도 절망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이 오히려 복음을 더 잘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진전’이라는 말은 나무를 찍어 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주로 군대에서 공병대가 앞서 나아가서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길을 놓거나 다리를 놓을 때 쓰는 단어입니다.

바울은 지금 당한 이 일이 오히려 복음의 새로운 영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말하는 복음의 새로운 영지는 어디일까요. 바울은 13절 말씀에서 복음의 새로운 영지가 로마 권력의 중심부인 시위대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시위대란 로마 황제의 경호를 맡은 친위부대를 말합니다. 특별히 자기를 감시하는 사람들은 일반 로마 병사가 아닌, 로마 황실을 경호하는 출신 성분이 뛰어난 사람들로서 일정 기간 동안 시위대 근무를 하면 로마 제국의 지도급 관리로 발탁될 수도 있는 촉망받는 엘리트들이었습니다.

바울은 비록 감옥 안에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로마 제국의 최고 엘리트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들이 생겨났습니다. 빌립보서 4장 22절을 보면 바울이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안부를 전하는데 그 가운데 가이사, 즉 로마 황제 집안의 몇 사람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시위대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결국 로마 사회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 즉 왕족들까지도 그리스도인이 된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고난을 좋아하겠습니까. 누가 힘든 삶을 기뻐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시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어려운 환경과 역경 뒤에 숨어 계신 하나님의 섭리와 뜻입니다.

우리의 환경과 여건이 아무리 어렵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바울의 감옥에 갇힌 상황을 사용하셔서 오히려 놀라운 복음의 진전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면, 반드시 당신의 때에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역사를 이루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반드시 주님이 예비해 놓으신 축복의 열매가 있습니다. 이 은혜가 여러분 위에 가득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안두익 동성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