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투수 없으면 방망이로’… 삼성, 역시 강했다

입력 2015-10-27 00:52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26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4-8로 뒤진 7회말 무사 1, 2루 때 3점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며 배영섭과 손바닥을 부딪치고 있다. 삼성은 두산에 9대 8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핵심 투수 3명이 엔트리에서 빠져 마운드가 크게 약해졌다. 하지만 올 시즌 역대 프로야구 팀 타율 최고 신기록(0.302)을 세운 타선은 살아 있었다.

삼성은 26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대 8로 승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31번 중 24차례(77.4%)나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두산은 어이없는 실책으로 다 잡았던 승리를 날렸다.

경기는 중반까지 두산이 압도했다. 두산은 1회초부터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를 두들겼다. 1사 후 허경민이 좌월 솔로포를 날린데 이어 연속 3안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2회초에도 1사 1, 2루에서 정수빈과 허경민이 적시타를 때려 3점을 뽑아내며 5-0을 만들었다. 삼성이 박석민의 홈런포 등으로 4-6으로 쫓아오자 6회초 김재호의 볼넷과 정수빈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적시타를 쳐 8-4로 달아났다.

하지만 삼성은 7회말 대거 5점을 뽑아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대역전극의 물꼬를 튼 선수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야마이코 나바로였다. 나바로는 무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3점 홈런을 작렬하며 7대 8 한점차로 추격했다.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을 조기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현승은 채태인에게 안타를 내준 후 폭투를 범해 2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이지영에게 투수 땅볼을 얻어내며 위기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이현승이 공을 1루수 오재일이 잡기 어렵게 던졌고, 오재일이 이를 잡지 못해 주자 두 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공식 기록은 1루수 실책. 삼성은 상대의 치명적인 실수에 힘입어 9-8로 역전했다.

마지막은 차우찬이 빛났다. 삼성은 8회초 1사 후 사이드암 심창민이 허경민과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차우찬은 김현수를 삼진으로, 양의지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차우찬은 9회초에도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1⅔이닝을 안타 없이 탈삼진 4개와 볼넷 1개로 틀어막은 차우찬은 1차전 MVP가 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홈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둬 좋은 분위기를 타지 않을까 싶다”며 “나바로의 스리런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을 올리는 강수를 뒀는데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2차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 선발은 장원삼(삼성)과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나선다.

대구=모규엽 황인호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