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규모 7.5 강진… 최소 164명 사망

입력 2015-10-27 00:48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강진으로 아프간과 파키스탄 등에서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번 지진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과 가족들이 파키스탄 북부 밍고라의 한 병원에 몰려있다(왼쪽 사진).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의 판지시르주에서도 집이 무너지는 등 지진 피해가 속출했다. 륥륧륲륳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에서 26일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파키스탄과 아프간,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 최소 16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지진은 이날 오후 1시39분쯤(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북동부 256㎞ 떨어진 힌두쿠시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진원은 212.5㎞로 비교적 깊은 편이지만 규모 7.5 강진의 위력은 컸다.

진원 지역이 아프간은 물론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등과도 가까워 여러 국가에서 지진 피해가 속출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은 이번 지진으로 파키스탄 각지에서 최소 130명이 숨졌으며 6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과의 국경에 인접한 도시 페샤와르에서는 건물 한 채가 통째로 붕괴돼 최소 18명이 숨졌다. 이 지역 레이디 리딩 병원에는 부상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병원 대변인 사예드 자밀 샤흐는 “부상자 50명을 받고 그 이상을 이송했다”며 “건물이 무너져 내린 탓에 부상자들은 여러 군데 상처가 심하다”고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 파키스탄 지국장인 팀 그레이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지진으로 파키스탄 북부에 눈사태가 발생해 일대를 주행하던 수백명의 운전자들을 덮쳤으며 정확한 피해상황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각지에서 건물이 요동을 치면서 건물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압사하는 사고도 속출했다. 아프간 북부 타하르 지역에 있는 도시 탈루칸에서는 학교 건물이 거칠게 흔들리는 와중에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뒤엉키면서 여학생 가운데 최소 12명이 압사하고 35명이 부상당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통신은 아프간 당국자를 인용해 아프간 전역에서 최소 3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도 강한 진동으로 건물이 크게 흔들렸고 1분 이상 강하게 이어지는 진동으로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난리통에 인도의 한 80세 노인이 심장마비로 숨졌으며, 북부 잠무-카슈미르주의 주도 스리나가르에서도 전선이 끊어지고 뉴델리 지하철도 일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밖에도 남아시아 각지에서 학교와 주택 등 건물이 무너지고 전기와 전화가 끊겼다. 여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인도 주재 한국대사관은 “교민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