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TF’ 공방] 野, “누군지 알면서도 셀프 잠금… 비밀 여론조작·밀실공작팀”

입력 2015-10-26 22:38 수정 2015-10-26 22:42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운데)가 26일 전남 여수에서 ‘국정 교과서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에 참석했다가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태스크포스’에 대해 비밀공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에 설치된 교육부 비밀 태스크포스(TF)를 ‘비밀 여론조작팀’ ‘밀실 공작팀’이라고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26일 전남 여수에서 개최된 전국시장·군수·구청장총회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비밀 TF 관련) 의혹이 제기된 것이 아니라 확인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교육부가 청와대 지시 의혹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역사 교과서 문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로 강행되고 있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아는데 그렇게 속이려 드는 건가”라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서울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저녁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작업을 하기 위해 비밀 아지트에서 활동하는 TF가 적발됐다”며 “정책지원 조직이라기보다는 5공화국 시절에 악명 높던 관계기관대책회의 실무조직과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TF는 사실상 비밀 여론조작팀이고, 밀실 정치공작팀”이라고 성토했다. 또 “(TF 관계자가)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변보호와 시설물 보호 요청을 했다”며 “‘셀프 잠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야당 의원들이) 정부 청사를 마치 범죄소굴 대하듯 야간에 떼로 몰려갔다”고 비판한 데 대해 “그 발언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경찰들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다든지 있지도 않은 일을 상정하고 방어하려는 듯한 태도는 아주 치졸하고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도 국제교육원 밤샘 대치 상황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새누리당의 지적에 대해 “댓글 사건에 대해 한마디 반성도 없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온당하냐”며 “(새누리당은) 부끄러운 줄 알고 손바닥도 아니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TF의 구성 시기와 구체적 업무, 예산 지원 내역을 상세히 확인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우선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TF 사무실에 출근해 진행상황을 파악했다는 제보내용 확인을 위해 국회 운영위 소집도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정연설 직전 소집될 긴급 의원총회에서 시정연설 ‘보이콧’에 무게를 두고 여부도 논의할 계획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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