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나오는 낙엽을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하도록 해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안산시는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가을철 낙엽수거 정책변경 홍보 요청’이라는 공문서를 보냈다.
공문 내용은 “그동안 공동주택에서 발생되는 낙엽을 무상수거했으나 폐기물처리비용의 원인자 부담 등의 이유로 금년부터 유상수거로 정책을 변경했다”며 “아파트(연립)단지 등에서는 낙엽 배출시, 안산시 종량제 봉투를 사용토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안산시의 주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약 80%에 이른다. 따라서 안산 시민 10명 중 8명은 앞으로 낙엽 처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는 단독주택 주변이나 거리의 낙엽은 무료로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낙엽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라는 것은 너무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반발해 낙엽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6일 안산시 단원구 한 아파트 녹지 지구 잔디에는 임시로 낙엽을 넣어둔 마대 옆에 수북이 쌓인 낙엽 더미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재활용업체에서 그냥 가져갔던 낙엽을 돈을 주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재활용물품 수거업체 관계자는 “최근 시에서 낙엽은 폐기물관리법에 의거해 폐기물관리업자가 처리해야 하고, 재활용업체가 처리하면 과태료나 벌금으로 10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주택관리사협회 안산지부는 민원이 쏟아지자 지난 16일 시청을 방문했다.
지부 관계자는 시 담당자에게 “단독주택 지역이나 길가의 낙엽은 시에서 무료로 수거해 가는데 공동주택은 종량제 봉투로 버리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부득이 하다면 낙엽을 버리는 봉투는 예외적으로 최소한의 가격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인근 군포시는 길거리와 단독주택은 물론 공동주택의 낙엽도 무료로 수거해 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안양시는 애초 공동주택들이 민간업자와 입찰을 통해 낙엽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다만 시흥시는 공동주택의 낙엽 처리 비용을 놓고 고심 중이다. 종량제 봉투보다 훨씬 비싼 소각장 봉투를 제작해 놓고도 주민반발을 우려해 시행을 저울질 하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낙엽을 매립하는 매립장이 올해 종료돼 낙엽을 처리하려면 시에서도 민간업자에게 유료로 맡겨야 해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낙엽에서 중금속이 나오다보니 퇴비화 사업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산=글·사진 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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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공동주택 낙엽 ‘유상 수거’ 싸고 시끌… 기존 무상수거에서 방침 변경
입력 2015-10-26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