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남9길에 있는 산창교회(조희완 목사)는 1년에 4차례 ‘재래시장 애용주일’을 지킨다. 말 그대로 주일 예배가 끝난 뒤 전 성도가 동네 재래시장을 찾아가 장을 보는 날이다. 가급적 시장 안의 노점상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가 물건을 산다.
성도들은 현장에서 “비싸니 깎아주세요”라고 흥정하거나 “예수님 믿으세요. 교회 나오세요”라고 직접 전도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조희완 목사는 “이렇게 말하면 상인들의 거부반응만 불러오고 행사 취지도 퇴색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만 사면서 순수하게 격려해 드린다”며 “그러면 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이는 결국 전도 열매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산창교회는 ‘택시 애용주일’도 1년에 4차례 지킨다. 전 교인이 자가용 대신 택시를 타고 교회에 오면서 기사들에게 행사의 취지를 전하고, 거스름돈이 1000원 미만일 경우엔 돌려받지 않는다. 덕분에 산창교회 이미지는 지역에서 급상승했다.
강원도 춘천시 금강로 춘천동부교회(김한호 목사)는 매월 특별한 섬김의 주제로 디아코니아 예배를 드린다. 장애인 디아코니아 예배를 드릴 때는 지역 장애인학교와 연계해 예배 순서를 구성하고, 장애를 가진 목회자를 초빙해 설교를 했다. 대표기도도 청각 및 언어 장애를 가진 고등부 학생이 수화로 했다. 이를 위해 사전에 교인들에게 수화로 아멘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고, 수화통역 서비스와 점자 성경·찬송을 비치해 장애인들이 예배의 중심에 서도록 했다. 이 교회는 교구별로 농촌교회 5곳을 찾아가 함께 예배를 드리며 지원하는 섬김 예배도 드린다.
김한호 목사는 “한국교회가 일회적·감정적·기복적 봉사에서 벗어나 고백성과 전문성이 겸비된 성숙한 디아코니아를 추구해야 한다”며 “세상 가운데 파묻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섬김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26일 진행된 미래목회포럼의 2016년 기획목회 사역설명회에서는 두 목사의 강연 외에도 다양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경기도 과천약수교회 설동주 목사가 다음세대를 위한 쉐마교육, 파주 세계로금란교회 주성민 목사가 교회 부흥을 위한 전도 전략 등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내년도 기획 목회의 방향과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현장 사례를 통해 방향을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목회자 300여명은 발표내용을 메모하며 질문을 던지는 등 열띤 관심을 보였다. 김나래 기자
재래시장 애용주일·택시 주일… 아이디어 ‘톡톡’ 교회 이미지 ‘쑥쑥’
입력 2015-10-26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