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가 26일 2500원짜리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 공급을 시작했으나 주요 편의점들이 판매를 거부하고 나섰다. (본보 26일자 1면 보도)
국내에서 유통되는 담배는 20개비에 보통 4500원이다. JTI코리아의 ‘카멜 블루 14개비 팩 한정판’은 개비 수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확 낮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주 JTI코리아로부터 14개비 팩 판매 제안을 받은 직후 내부 검토가 있었다”면서 “처음부터 부정적 의견이 많은 데다 여론이 좋지 않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CU 관계자는 “14개비 담배에 대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평가가 나와 자칫 편의점 이미지마저 실추될 가능성이 있어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GS리테일도 판매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까봐 불편해하는 다른 담배회사들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고 편의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담배회사 관계자는 “이런 마케팅은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도의를 벗어난 일종의 꼼수”라고 비난하면서 “업계에 부당 경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편의점들은 정부 대응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은 저가·소량 판매를 편법으로 간주하고, 차단 입법을 검토하고 나섰다. 현행 담배사업법 등은 갑당 ‘20개비 담배’의 재포장만을 금지할 뿐 14개비 소포장 판매에는 제동을 걸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인 흡연자의 하루 평균 소비량이 14개비 정도라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된 것으로, 휴대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담배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의 점유율은 토종인 KT&G가 58∼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필립모리스가 20%, 영국계 BAT가 12∼13% 등 순이다. JTI코리아는 6∼7% 정도다. JTI코리아는 담배가격 인상 이후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14개비 담배 안팔겠다”… 주요 편의점, 판매 거부
입력 2015-10-26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