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 한날한시 ‘맞불 회견’… 임박한 면세점 특허선정 앞두고 막판 스퍼트

입력 2015-10-26 21:19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에 도전장을 낸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도심 관광 활성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만 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 두산그룹 관계자들은 중구 두산타워에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입성을 노리는 도전자들이 특허 심사가 막바지로 접어들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허를 지켜야 하는 롯데가 형제간 다툼으로 주춤한 틈을 노려 신세계와 두산이 동시에 포문을 열었다. 신세계가 ‘도심 관광 활성화’를 통한 관광객 유치 전략을 내세운 반면 두산은 ‘동대문 미래 창조재단’을 통한 지역 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신세계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어 서울 시내면세점 관련 청사진을 공개했다.

신세계는 우선 15개 관광산업 진흥 프로그램을 통해 연평균 131만명, 5년간 모두 655만명의 신규 관광객을 추가 유치하는 등 도심 관광 활성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관광산업 진흥 프로그램 ‘Re-SHAPE(리 셰이프) 서울’을 추진해 5조9000억원 규모의 관광 진흥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쇼핑, 힐링, 문화예술, 역사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도심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를 2020년까지 1700만명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사회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도심을 ‘관광 클러스터화’하고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5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조성,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등 관광시설 및 콘텐츠 개발을 추진한다.

또 지난 7월 신규 심사 당시와 달리 면세점 후보지역을 신세계백화점 본관 신관과 메사 빌딩 2개로 확대해 연면적을 3만3400㎡로 넓혔다. 특히 메사 빌딩에는 ‘국산의 힘 센터’ 및 ‘신세계 청년창업 지원센터’를 설치해 중소·중견기업 및 청년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5년간 도심 관광 개발 및 상생에 모두 27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 사장은 “새로운 도심 관광자원을 개발해 뉴욕의 맨해튼, 일본의 긴자, 홍콩의 침사추이처럼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도 신세계와 같은 시간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용만 회장이 직접 면세점 유치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박 회장은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동대문 상권에 면세점이 세워지면 지역 전체에 트리클다운 효과(낙수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면세점 유치 시 고가 수입 브랜드 입점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 회장은 “우리는 이미 20년 전부터 명품 브랜드와 인연을 맺어 왔다”며 “명품 브랜드들도 우리를 믿고 신뢰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박 회장은 200억원 규모로 설립되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에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두산은 재단 운영 및 기획을 담당하며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 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