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정책을 둘러싼 당내 반발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원군을 만났다. ‘메르켈의 후계자’로 불리는 집권 기독민주당(CDU)의 차세대 주자 우르줄라 폰데라이엔(57·사진) 국방장관이다.
폰데라이엔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베스트도이체 알게마이네차이퉁(WAZ)과의 인터뷰에서 “CDU는 이 어려운 시기에 독일과 유럽을 메르켈 총리보다 더 잘 이끌 사람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는) 빠르게 난민법을 개정했고 부적격 난민 송환도 잘 처리했다”고 두둔했다. 난민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난민 위기에 쉬운 해결책이란 없다”며 옹호했다.
일간 도이치빌레(DW)는 폰데라이엔 장관의 발언이 24일 시행에 들어간 난민법 개정안에 대한 당내 보수파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정안은 난민 등록과정 및 등록 거부자 송환과정을 간소화하고 체류 허가자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보수파는 개정안으로 인해 난민들의 독일행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 주간 슈피겔은 전날 CDU 원로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인용해 “당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나쁘다”고 전했다. 일간 빌트 역시 CDU와 기독사회당(CSU) 연정 지지율이 2012년 이후 최저치인 3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곱 자녀를 둔 의사 출신의 폰데라이엔 장관은 메르켈이 취임한 2005년 내각에 참여해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노동부를 거쳐 2013년부터 국방장관을 맡아왔다. 2017년 총선에 메르켈이 총리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경우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과 더불어 이를 대체할 인물로 거론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궁지 몰린 메르켈에 손 내민 女 국방장관
입력 2015-10-26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