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에서 한국과 관련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11월 12∼22일 프랑스 몽펠리에를 중심으로 열리는 제1회 ‘코레디씨(Coree d’ici·여기 한국이 있다) 페스티벌’은 그동안 양국 교류에서 소외됐던 남프랑스에 우리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첫 행사다. 양국 아티스트들의 협업이 주축이 된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은 재불 안무가 남영호와 전통예술 전문 기획자 주재연이 공동으로 맡았다. 페스티벌을 앞두고 잠시 방한한 남 감독을 26일 서울 대학로에서 주 감독(난장컬처스 대표)과 같이 만났다.
남 감독은 “몽펠리에는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무용 페스티벌이 열리는 남프랑스의 문화 중심 도시지만 아직도 남북한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한국에 대한 정보가 없는 편”이라며 “처음에는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불 합작 공연을 하려 했으나 우리 문화 전반을 알리는 페스티벌로 확대됐다. 몽펠리에 시 당국이 축제 아이디어를 좋게 평가해 지원키로 결정하면서 판이 커졌다”고 밝혔다.
1992년 몽펠리에 무용단에 무용수로 입단한 남 감독은 99년 자신의 무용단 코레그라피를 설립하는 등 23년째 몽펠리에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그는 코레디씨 페스티벌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양국 문화 교류의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2013년부터 몽펠리에 극장 및 단체들과 손잡고 준비해 왔다. 그리고 한국 측 파트너로 김덕수 사물놀이와 판소리 다섯 바탕의 해외 공연을 도맡아오며 국제교류에 전문성을 갖춘 주 감독을 택했다.
주 감독은 “지난해 말 남 감독님을 처음 만났는데, 이미 페스티벌과 관련한 대강의 프로그램은 그려놓은 상태여서 준비과정이 어렵지 않았다”면서 “우리 둘이 바로 의기투할 수 있었던 것은 축제를 통한 국제교류의 표본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목표가 같았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한·불 문화 교류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페스티벌은 11개 공연장 및 전시공간에서 무용과 전통음악, 전시, 영화, 영상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아티스트 간 합작이나 강의, 레지던스(체재)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양국 경제인 만남과 관광 관련 세미나를 넣은 것도 이채롭다. 주 감독은 “만나고 작업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며 “양국 아티스트들이 축제 취지에 공감해 품앗이하는 마음으로 참가해주는 것에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두 감독은 사재까지 털었다. 남 감독은 “페스티벌이 이제 시작이라 열정은 넘치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예술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프랑스 ‘코레디씨 페스티벌’ 예술감독 맡은 남영호·주재연씨 “南프랑스에 우리 문화 집중 소개”
입력 2015-10-26 19:47 수정 2015-10-26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