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지 27일로 1년을 맞는다. 대중문화·음악·문학평론가 등 12명이 그의 족적을 평가하는 책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 시티’(표지)를 26일 내놓았다.
신해철에게는 마왕, 로커, 독설가, 소셜테이너, 키덜트, 모더니스트, 로맨티스트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었다. 1988년 대학가요제로 데뷔해 26년 동안 대중문화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의 음악과 사상, 행동력은 음악계와 10, 20대 팬들은 물론 문화, 사회, 정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문화평론가 권유리야는 독설가로서 신해철의 삶을 정리했다. 신해철이 2000년대 이후 높은 인지도를 갖게 된 것은 파격적인 언행과 권위를 발가벗기는 도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씨는 “그는 사기(邪氣)로 가득한 대중문화계에서 기꺼이 화근이 되기를 자처해서 대중의 울화병을 대신 해소해 주는 카니발적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신해철은 ‘음악도시’와 ‘고스트스테이션’으로 대중과 소통했다. 문화칼럼니스트 김혜연은 그런 그를 “스타가 아니라 시덥잖은 지저분한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다가 상처를 털어놓으며 같이 눈물 흘려주는 우리의 오빠이자 형님이었다”고 적었다.
신해철의 가사에 담긴 그의 사상은 인간 신해철과 그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이성혁은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에서 솔직함, 꿈꿀 수 있는 능력, 획일적 경계를 넘어서는 자유에 대한 욕망을 보여준 사람이 신해철”이라고 말했다.
신해철의 음악이 X세대의 민중가요라는 평가도 나왔다. 음악평론가 서정민갑은 “신해철의 비판적인 시선과 정치적인 발언은 한국 대중음악을 더 풍성하게 했다”며 “그의 노래를 듣고 자라난 이들이 이전 세대와 자신을 구별 지으며 신해철 키드가 됐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신해철 ‘데뷔 이후 26년’ 책으로
입력 2015-10-26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