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담배 회사 JTI코리아가 한 갑에 14개비를 담은 ‘카멜 블루’ 한정판(갑당 2500원)을 26일 출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본보 10월 26일자 1면 참조). 통상 갑당 4500원에 팔리는 담배와 비교할 때 상당히 저렴하다. 단순 계산해 4500원짜리 20개비의 경우 개비당 225원이지만 2500원짜리 14개비는 179원꼴이다. 세금을 감안하면 사실상 덤핑 판매다. 이처럼 상대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JTI코리아가 14개비 담배 출시에 나선 것은 변칙 마케팅에 다름 아니다. 담뱃값 인상 효과를 반감시키고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 등의 구입을 유인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라고밖에 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소량 포장 담배 규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뒤늦은 대응이다. 이미 국내에선 지난해 4월 영국계 BAT코리아가 14개비를 넣은 ‘던힐 엑소틱’을 처음 출시한 바 있다. 올 초 담뱃값이 인상된 이후에는 BAT코리아가 14개비짜리 던힐 2종을 갑당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다가 JTI코리아가 저가 담배를 내놓자 뒷북을 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정부조차 담뱃값 꼼수 인상을 했으니 업체들의 꼼수 마케팅이 눈에 제대로 들어올 리 만무했겠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정신을 차렸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소량 포장 담배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다. 담배사업법은 담배의 재포장을 금지하고 있어 ‘가치 담배’처럼 낱개로 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처음부터 적은 수량을 포장한 제품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소량 포장 판매를 금지한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의 비준국임에도 2005년 발효 이후 여태 관련 법규를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갑당 20개비 미만 판매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하루빨리 법을 개정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이전이라도 청소년 흡연을 부추길 소량 저가 담배 판매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사설] 담뱃값 인상정책 우롱하는 日 담배회사의 꼼수
입력 2015-10-26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