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소방본부 직원들이 16년째 봉급을 쪼개 모은 성금으로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소방방호구조과 직원 39명은 1999년 3월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데 의기투합해 ‘119 참사랑 나눔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매달 봉급에서 5000원씩 성금을 떼어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왔다. 독거노인 집이나 사회복지시설, 야학 등을 분기별로 방문해 주택 수선과 목욕 돕기 등 봉사활동도 해왔다.
8년 전부터는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직원 143명 전원이 나눔회에 가입했다. 매월 걷히는 성금은 71만5000원, 1년이면 850만원이 넘는다. 지금까지 모은 5000만원 이상의 성금은 복지기관을 통해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매년 명절 춘천의 장애인시설과 노인복지시설 등도 방문해 성금을 전달하고, 시설주변 환경정리를 돕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나눔회 총무 백승덕 소방장은 “모든 직원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데 공감해 성금모금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내 소방공무원들도 지난 2월부터 사회공헌과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강원 119 행복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이 기금은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을 돕기 위한 것으로 1계좌(월 1190원) 이상 자발적 참여에 의해 조성된다. 현재 도내 소방공무원 2090명(5243계좌)이 참여하고 있어 기금은 매월 624만원, 연간 7400만원이 마련되고 있다.
성금은 불의의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의 조속한 생활안정과 복구지원, 화재취약주택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지원대상은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소외계층 중 화재 피해를 보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가구다. 지난 4월에는 연탄보일러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집을 잃은 김모(76)씨의 새 보금자리를 짓는 데 사용됐다.
이강일 강원도소방본부장은 “도내 소방관들이 자발적으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강원 119 행복기금 조성을 계기로 의용소방대, 향토기업, 지역사회단체 등에 나눔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소년소녀 가장돕기-강원도소방본부] 화재는 달려가 끄고, 이웃 사랑의 불씨는 살리고
입력 2015-10-26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