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러 나라 여성들이 ‘인권’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있어요. 존타는 세계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호세 란데이라 웨스트갸르트(55·여) 국제존타클럽 회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존타클럽은 세계 전문직 여성들이 모여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다. 1919년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 65개국에서 회원 3만2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는 한국 존타 회원들이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하는 지구대회가 열렸다. 2년마다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웨스트갸르트 회장을 지난 23일 만났다.
스페인 출신의 웨스트갸르트 회장은 덴마크로 건너가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속재료공학을 전공하면서 남녀평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내가 공부하던 덴마크는 남녀 지위가 비슷한데도 전공 선택에서 성별에 따라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존타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차이’가 ‘차별’로 번지지 않도록 여성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이던 그는 1989년부터 존타클럽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존타클럽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여성 인권의 개념조차 없는 국가의 여성들을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어린나이에 강제로 아이를 낳게 되면서 병에 걸린 여성들에게 바느질, 도자기 굽기 등을 가르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존타클럽은 이를 위해 여성들에게 지난 3년 동안 260만 달러(약 29억원)를 지원했다.
웨스트갸르트 회장은 “교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최종적으로 15달러 상당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자신감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트갸르트 회장은 내년까지인 임기 동안 조혼 방지, 교육을 통한 폭력 예방, 여성의 건강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비디오나 연극 등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교육하고, 그렇게 배운 여성들이 다시 주변에 전파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기회를 얻지 못한 여성들에게 인권과 성 평등에 대해 가르쳐 왔다. 이들이 충분한 지식을 통해 동등한 기회를 얻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이 지난달 확정한 17가지 지속가능 발전목표 중 5번째가 성 평등이다. 존타클럽 등 여성 인권단체들이 노력한 끝에 얻은 성과다. 그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 수 있다”며 “나는 모든 성공의 가능성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국제존타’의 웨스트갸르트 회장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 수 있어요”
입력 2015-10-25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