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칠레 산호세 광산에 갇혀 있던 광부들이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을 지켜보며 대서양 건너 서른두 살의 한 독일 여성은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구조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온 광부 다니엘 에레라의 환한 웃음을 본 순간 그녀는 사랑에 빠졌다.
최근 영국 BBC방송의 스페인어 서비스 BBC문도는 칠레 산호세 광부 구출 5주년을 맞아 사랑을 위해 대서양을 건넌 독일 여성 멜라니 메이어와 다섯 살 연하인 칠레 남성 다니엘의 사연을 다뤘다. 2010년 10월 13일 산호세 광산 붕괴로 갇혀 있던 광부 33명이 전원 구조되면서 세계를 감동시켰다.
당시 독일 바인가르텐에서 비서로 일하던 멜라니는 퇴근 뒤 우연히 TV로 생중계된 구조 장면을 지켜봤다. 16번째로 구조된 다니엘이 어머니를 껴안고 미소 짓는 모습에 반한 멜라니는 페이스북을 통해 스페인어로 다니엘에게 연락을 시작했다.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둘은 지난해 10월 멜라니가 10살 아들 노아를 데리고 대서양 너머 칠레로 완전히 건너오면서 결혼식을 올렸다.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니엘의 청혼 과정은 칠레 CHV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다니엘은 “당시 사건은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지만 그 덕분에 멜라니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TV 속 칠레 광부의 미소에 반한 독일 여성… 5년 동안 SNS로 사랑 키우다 작년 10월 칠레 건너와 결혼식
입력 2015-10-25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