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두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2년 만의 리턴매치… 사자 “이번에도” vs 곰 “이번에는”

입력 2015-10-25 19:4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두 사령탑과 선수들이 25일 대구 동구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2015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한국시리즈가 몇 경기를 남겨 놓고 끝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손가락을 펴 보이며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산 유희관, 김현수, 김태형 감독, 삼성 류중일 감독, 박석민, 구자욱.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2년 만에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정상을 놓고 리턴매치를 벌인다. 2년 전엔 4차전까지 시리즈 성적 1승3패로 지고 있던 삼성이 이후 내리 3게임을 이기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원정 도박 스캔들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지만 이번에도 두산을 잡고 사상 최초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통합 5연패를 노리고 있다. 반면, 두산은 이번을 삼성을 넘어설 기회로 보고 있다.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한국시리즈를 준비해 왔다. 4차례 자체 청백전을 치르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통합 5연패를 향한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코앞에 두고 예기치 못한 전력 누수가 생겼다. 삼성은 최근 불거진 원정 도박 스캔들로 팀의 주축 선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5일 공개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올 시즌 17승(8패)을 거둔 윤성환의 이름도, ‘홀드왕’ 안지만도, 삼성의 수호신 임창용도 없다. 이틀 모두 삼성 마운드의 핵심인 만큼 삼성은 마운드 운영에 직격타를 입었다. 이들 셋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올 시즌 삼성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4.69로 리그 3위를 차지했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5.10까지 오른다. 순위도 8위로 내려앉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들 핵심 3인방을 대신해 차우찬과 심창민을 전천후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무게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류 감독도 이를 감안해 이번 한국시리즈는 7차전 끝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류 감독은 대구·경북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손가락으로 숫자 ‘0’을 만들며 “아시다시피 우리 팀 선수 세 명이 이탈하면서 승부가 길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팀 분위기 면에서 삼성보다 낫다. ‘미러클 두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경기 감각 면에서도 삼성에 앞선다. 그러나 ‘양날의 검’처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생긴 체력적 부담은 오히려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두산은 이미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9경기를 소화했다. 자연히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니퍼트 3일 휴식 등판, 보직에 비해 이닝 소화한 이현승 등 특정 투수들에 대한 부하가 심했다.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간 것도 부담이다. 실제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승부를 벌인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적은 11번 중 2번 밖에 없다. 우승 확률로 치면 18.2%에 불과하다. 불펜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은 필승조인 노경은과 함덕주가 잇따라 부진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앤서니 스와잭의 공백이 크다.

김태형 두산 감독 “노경은과 함덕주가 활약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믿고 있다. 스와잭의 빈자리는 이현호가 메울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냄과 동시에 “두산 팬들이 보는 앞(5차전)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선발 투수로 알프레도 피가로를, 두산은 유희관을 내세웠다.대구=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