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영웅이었습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한 인종차별주의자에 의한 학교 흉기테러 당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괴한에 맞서 싸우다 희생된 교사 이야기가 스웨덴 사회를 눈물짓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스웨덴 남부 트롤하텐에 있는 크로난 학교의 보조교사인 라빈 에스칸다르(20·사진). 2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있는 이 학교에는 이민자 출신 학생이 많이 다니며 에스칸다르도 쿠르드계 이라크 출신으로 알려졌다.
괴한은 사건 당일 오전 검은 트렌치코트에 검은 헬멧과 복면을 쓴 채 큰 칼을 들고 식당 인근을 어슬렁거렸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 다스베이더를 연상시키는 그의 옷차림에 일부 아이들이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에스칸다르는 괴한에게 다가가 “아이들 겁주지 말고 나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괴한은 돌연 그의 옆구리를 칼로 찔렀다. 괴한이 이민자 아이들을 노린 것을 직감한 그는 경찰이 출동하기 전까지 맨손으로 그에게 끝까지 덤벼들며 격투를 벌였지만 결국 흉기에 찔려 숨졌다. 소말리아 이민자 출신 학생인 아메드 하산(15)도 그와 함께 괴한에 맞서다 희생됐다. 그러나 이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했기에 다른 교사 1명과 학생 1명이 부상한 것 외에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된 범인은 안톤 룬딘 페테르손(21)으로 최근 극우·반이민 운동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인종에 기반해 희생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종선 기자
스웨덴 테러, 보조교사가 더 큰 희생 막았다
입력 2015-10-25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