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시름 깊어지는 캐피털업계

입력 2015-10-25 21:45

자동차금융 비중이 큰 캐피털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데다 카드사들이 속속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할부금융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온 우리카드는 다음 달 신차 할부금융 상품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 등도 할부금융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6월 카드결제와 할부금융을 결합한 ‘오토할부플러스’를 선보였다. 자동차를 사는 고객에게 현금입금률과 할부약정기간에 따라 연 2.0∼5.5%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결제액의 0.2%를 캐시백으로 적립한다.

할부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은 현대차와 카드사 간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이 결렬된 이후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자동차 대리점에서 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캐피털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이 캐피털사에 매달 할부로 갚는 방식인데, 수수료율 갈등으로 복합할부금융이 중단되면서 캐피털사가 자체 상품을 공급해 왔다. 이 와중에 금융 당국이 신용카드 이외 업무 규제를 완화하면서 카드사들은 자체 할부금융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도 캐피털사에는 악재다. 수입차 거래량이 늘면서 다양한 판촉 행사를 벌여 왔던 캐피털사는 폭스바겐 사태로 판매량이 줄어든 데 따른 타격을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캐피털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시장의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낮은 금리 여력과 영업력을 감안할 때 할부금융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