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4000만원대… 강남 집값이 들썩인다

입력 2015-10-25 21:40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강남3구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주변 집값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다.

서초 삼호가든 4차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4040만원에 책정됐다. 지난 15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반포지구 내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 중에선 처음으로 분양가를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잡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주변 재건축 조합들은 이 단지를 분양가의 기준으로 삼고 청약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이 성공을 거두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는 본격적으로 고분양가 시대를 맞이한 분위기다. 반포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5일 “반포·잠원지구 내 재건축 단지들은 모두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보다 높게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가의 최저 마지노선이 4000만원으로 맞춰졌다는 의미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올해 10월 기준 강남3구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4025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시공사들은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은 반포·잠원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데 부정적이었다. 계약률이 낮아지면 미분양이 쌓여 오히려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분양가를 인상하자는 재건축 조합의 요구를 따라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남권 재건축의 높은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시세가 16억∼17억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 7월 14억∼15억원와 비교하면 석 달 만에 무려 2억원 정도 오른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래미안 퍼스티지는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이 높은 분양가로 흥행하자 래미안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올려 내놓고 있다”고 했다.

경쟁적으로 오르는 분양가와 집값이 결국 ‘부동산 거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고분양가는 미분양 사태를 낳을 수 있고, 강남 집값 상승은 서울 다른 지역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게 된다”며 “불가피하게 조정 기간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