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 고창읍 동서대로. 석정온천 관광단지와 전남 장성군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다. 지난 16일 찾아간 이곳 도로 옆으로는 황금빛 물결로 넘실거리는 논과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다.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 전략사업부 박경욱 주임은 “한낮에는 햇살에 비친 벼의 모습이 눈부신 이곳을 밤에는 친환경 안심가로등이 밝게 비춘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달 2일부터 20일 간 공사를 한 끝에 동서대로 2.1㎞ 구간에 태양광전지로 작동하는 LED 안심가로등 48개를 설치했다.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고 에너지도 절약하자는 취지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사장 조석)이 추진하는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하나다. 한수원이 사업에 필요한 예산 20억여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에 기부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사업을 진행·관리·감독한다.
이날 고창군청에서 열린 ‘안심가로등 전달식’에서 김진술 고창군 부군수는 “안심가로등 설치로 어두웠던 거리가 밝아져 군민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다닐 수 있게 됐다”면서 “근처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심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에는 4개의 마을이 인접해 있어 200여 세대가 혜택을 받게 됐다. 손병수 고창군 건설도시과장은 “해당 구간은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고 공설운동장과도 가까워 주민들이 운동 및 산책코스로 애용하는 곳이지만 밤에는 너무 어두워 불안감을 호소했었다”며 “안심가로등이 설치된 만큼 더 많은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창군 안심가로등 설치 사업에는 총 사업비 3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설치 후 시운전을 통해 설비의 성능과 안전 점검까지 마친 상태다.
전달식에 앞서 현장을 둘러본 이용현 한수원 지역상생협력처장은 “지난해 서울 홍제동에 시범적으로 설치된 안심가로등도 주민 설문 결과 93%라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안심가로등이 고창군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밤을 밝힐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양광 LED 모듈이 장착된 안심가로등은 주간에 햇빛으로 에너지를 충전해 야간에 거리를 밝혀준다. 3∼4시간이면 완전 충전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5∼6일 정도 가동할 수 있어 장마철이나 흐린 날에도 이용할 수 있다. 태양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등 환경을 보호하며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장치도 장착해 효율을 높였다.
박동일 밀알복지재단 홍보팀장은 “밀알복지재단은 전기 없이 살아가는 에너지 빈곤국가에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태양광랜턴 전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며 “빛을 선물하는 것은 다음세대에게 미래를 선물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고창군 동서대로가 아이들과 산책하면서 세대간 대화와 교육도 이뤄지는 현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수원과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6월 28일 경북 영덕군 덕곡천길(69개), 지난 7일 대전 유성구 신성로(9개), 25일 경북 경주시 석장길(66개)에 안심가로등 설치를 완료했다. 부산 서구 천마산로(36개)와 서울 금천구 독산로(25개) 등을 포함해 올 연말까지 총 253개의 안심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고창=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안심가로등 공동사업-전북 고창] 밝아진 밤거리 범죄·사고 예방… 주민들 표정도 환해
입력 2015-10-25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