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그놈이다’ 개봉 앞둔 주원 “서른, 거친 남자 캐릭터 연기하고 싶었죠”

입력 2015-10-25 20:40
영화 ‘그놈이다’에서 여동생 살해범을 잡기 위해 혈안인 장우 역으로 온몸 액션을 선보인 주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최근 종영된 드라마 ‘용팔이’에서 싸가지 없는 레지던트 3년차 김태현 역으로 인기를 모은 주원(29)이 스크린에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29일 개봉되는 스릴러 ‘그놈이다’(감독 윤준형)에서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장우 역을 맡아 온몸 액션을 선사한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서른 살을 앞두고 연기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저한테 딱 맞는 ‘그놈이다’가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20대 때는 풋풋하고 청춘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30대는 좀 거칠고 남자다운 캐릭터로 시작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주원은 엄청 뛰고 분노를 터뜨리고 많이 울기도 한다. 골목길을 질주하다 벽에 부딪혀 갈비뼈를 다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단서도 없고 증거도 없지만 민약국 주인(유해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두 눈을 부릅뜬 채 감시한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여동생의 죽음을 목도하고 슬픔의 감정연기까지 해야 하니까 힘들었어요. 경찰서 유치장에서 범인이 여동생을 살해할 당시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어요.” 그는 이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의 오케이(OK) 사인이 나고서도 40분간 눈물을 흘리며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하나밖에 없는 예쁜 여동생이 살해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실제 내 가족이라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상상하니 울분 같은 게 솟더라고요. 범인을 꼭 내 손으로 잡아서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죠.”

영화는 범인과 쫓고 쫓기는 게임을 벌이면서 시종일관 긴장감과 공포심을 조성한다. 그는 “민약국에 대한 의심을 계속 품지만 경찰은 오히려 장우를 용의자로 몰아가니 환장할 일이죠. 미스터리 추적극에 호러 요소까지 포함돼 있으니 ‘스릴러 공포물’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중 배경은 경남 마산의 작은 해안마을이다. 배우들은 대부분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주원의 사투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몇 달간 엄청 연습했는데 경상도 출신 사람들이 거의 비슷하다고 해요. 100%는 아니겠지만 들어 줄만 하지 않아요?”

그는 “20대를 마무리하는 순간에 좋은 작품을 만나 즐거웠고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유해진 선배에게 정말 많이 배웠는데 ‘연륜과 경력이 묻어나는 연기란 이런 것이구나.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런 연기를 해야지’라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