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만성폐쇄성폐질환

입력 2015-10-26 19:45 수정 2015-10-26 20:08
김남선 영동한의원장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어떤 특정 원인으로 기도, 기관지, 폐 실질에 생긴 만성 염증 때문에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과 가래 증상이 끊임없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운동 또는 야외활동을 할 때 같은 연령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지치고 숨이 찰 때는 이 질환을 한번쯤 의심해야 한다. 2015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선 한 해 동안(2013년 기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의심되는 40세 이상 호흡기질환자가 330만명이나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초기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이 질환으로 폐 기능의 약 50%가 손상됐는데도 이상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환절기 감기, 기관지염, 비염, 천식 등 다른 호흡기 질환으로 오인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이미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흡연자일수록 정기검진을 받을 때 폐 기능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자에게 담배는 생명을 단축하는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운다면 지금 당장 무조건 끊어야 한다. 아울러 폐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제를 복용하면서 맑은 공기를 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치료를 해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필자는 한방에서 호흡기를 건강하게 해주는 건폐(健肺) 처방으로 손꼽히는 소청룡탕과 소건중탕을 현대인에 맞게 재조합해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이른바 ‘김씨영동탕’이란 처방이다. 체질에 따라 이 처방에 ‘육미지황탕’이란 한약을 합방해 쓰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섬유화증, 천식 등으로 숨쉬기가 힘들고 기침 발작이 잦은 환자 104명에게 처방한 결과 기침, 가래, 호흡곤란, 전신무력증 등의 이상 증상이 적게는 72%에서 많게는 95%까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삶의 질도 10점 만점 기준으로 치료 전 3점에서 치료 후 9점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무리 숨쉬기도, 치료하기도 힘든 만성폐쇄성폐질환도 몸의 기운을 전반적으로 북돋워주면서 폐 기능을 부양해주자 다시 숨구멍을 여는 것이라 여겨진다.

김남선 영동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