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가 23일 청와대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5자 회동’에서 벌어졌던 ‘한국사 교과서’ 공방이 재연됐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부실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도 이어졌다.
◇5자 회동 연장전 된 국정감사=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야말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우경화’라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은 “(정부·여당이) 지속적으로 검정 교과서가 좌경화·왜곡돼 있다면서 국민 일반을 좌경·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하고 있다”며 “역사 교과서에 만경대(김일성 주석 생가) 사진이 게재됐다고 좌경적 시각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병기 비서실장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굳이 만경대 사진을 보여줘야 하는가”라며 국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지금 검정 교과서는 다양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유관순 열사는 ‘다 알고 있다’는 이유로 교과서에서 빠졌는데, 그렇다면 김일성 이야기는 왜 넣느냐”고 말했다. 이 실장은 “검정 체제만으로는 (편향이) 고쳐지지 않고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새정치연합 이언주 의원은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44억원을 비공개 의결했는데, 국가재정법은 예비비를 메르스 같은 천재지변에 사용하도록 했다”며 “교과서 개발비가 어떻게 여기에 해당하느냐. 법률 위반”이라고 따졌다. 이 실장은 “10월 12일 국정화 결정이 났다. 교과서를 갑작스럽게 개발하게 됐다”며 “예측 외 수요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주요 대학에서 국정화 집필 참여 반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역사 교수들이 (교과서를) 집필하지 않겠다고 서명하는데, 파악해 보니 지금까지 역사 교과서 (집필에) 한 번이라도 참여한 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KF-X, 보고 누락 질타=새정치연합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KF-X 사업에 대해 대통령 보고 누락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권은희 의원은 “방위사업청은 (미국으로부터) 4가지 핵심기술 이전불가 통보를 받았고, 지난 6월 8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주관으로 토의를 통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우리 자체 개발이 가능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받지 않으면 항공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김 실장이 국방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분과위원회의가 열렸을 때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고 지적하자, 김 실장은 “분과위는 방사청 실무자들이 하는 것”이라며 “(당시) 그 내용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KF-X 사업에 대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보고를 은폐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4가지 기술 이전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서 보고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거 같다”면서도 “은폐는 아니고 보고가 좀 늦어졌다”고 말했다.임성수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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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신정훈 의원 “만경대 사진 실었다고 좌익인가” 이병기 靑 비서실장 “굳이 보여줘야 하나”
입력 2015-10-23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