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이종걸 의원과 악수하며 저한테 ‘그년’ 하셨죠” 농담

입력 2015-10-23 21:29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여야 지도부와의 5자 회동이 끝나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만나 뵈니 전혀 안 그러실 분 같은데 왜 그때 저보고 ‘그년’ ‘저년’ 하셨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뒷얘기를 전했다. 박 대통령이 이 원내대표와 악수하면서 “아까 뵈니까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예전에 저보고 그년, 저년이라고 했잖아요. 오늘처럼 말씀 잘하시면 인기가 더 좋으시고 더 잘될 텐데 그땐 왜 그러셨어요”라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넸고, 당황한 이 원내대표는 “그때는 죄송했다”며 사과했다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옛날 얘기를 하고 이 원내대표도 사과하고 해서 감정이 다 힐링(치유)된 것”이라고 했다.

‘그년’ 발언은 2012년 대선을 앞둔 8월에 나왔다.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문을 언급하며 “장사의 수지 계산은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자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입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그년이라고까지는 안 한 것 같은데 맥락상 그 얘기인 것 같았다”며 “(트위터는) 오타였지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회동에 대해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온다’고 만나야 일이 된다”고 의미를 뒀다. 최근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박(신박근혜)’으로 불러 달라”고 한 데 대해 대통령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해줄 줄 알았는데 안 하시더라”고 웃으며 답했다.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