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女’ 박인비… 상금왕·1위 빼앗길 위기에도 대만 투어 포기 소속사 대회 출전

입력 2015-10-23 21:43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사진·KB금융그룹)는 이번 주 소속사가 주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출전을 강행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에 이어 세계랭킹 1위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넘겨줄 위기에 처했지만 박인비는 ‘의리’를 택했다.

그는 “오래 전에 출전을 약속해 같은 기간에 열리는 LPGA 투어 대만 챔피언십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세계랭킹 등에서 손해를 보겠지만 골프를 1∼2년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대회본부는 흥행을 위해 박인비와 같은 조에 전인지(21·하이트진로), 박성현(22·넵스)을 집어넣었다. 전인지는 올해 한·미·일 투어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면서 KLPGA 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선두를 달리는 국내 최고의 선수고, KLPGA 투어 비거리 1위 박성현은 상금 2위에 올라 있다. 22일 경기도 광주시 남촌골프장(파71·6571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에는 박인비가 ‘한 수 지도’를 했다. 장기인 퍼팅이 되살아나며 버디만 6개 잡는 완벽한 플레이로 전인지(2언더파 69타), 박성현(2오버파 73타)을 압도했다. 지난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이후 슬럼프에 빠진 박인비는 지난 2개월간 퍼팅 연습에 전념했다고 했다.

하지만 23일 2라운드에서 박인비는 전날보다 2개 더 많은 29개 퍼팅을 하며 순위가 다소 처졌다. 결국 2타를 까먹고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를 기록했다. 이날 2타를 줄인 전인지와 공동 7위에 랭크됐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를 친 단독 선두 김해림(26·롯데)과는 6타차다. 박성현은 2오버파 144타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경기 후 박인비는 “퍼팅감은 괜찮았지만 전날처럼 샷이 잘되지 않았다”며 “어제에 비하면 8타를 못 쳤는데 골프를 하다 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대만 챔피언십에서 선두권으로 선전하고 있는 리디아 고에 대해선 박인비는 “지난 주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번 주도 잘 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어떤 때는 나보다 더 침착한 것 같아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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