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입맛에 맞추는 역사는 어느 시대건 옳은 일 아니다”… 이재오 의원, ‘국정화 반대’ SNS에 글

입력 2015-10-23 21:32

새누리당 이재오(사진) 의원은 23일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해 “역사가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기술되는 것은 어느 시대고 옳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내 비주류 좌장격인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사 교과서가 어느 한쪽으로 편향돼 학생들에게 잘못된 지식이 전달된다면 바로잡을 책임은 전문가인 역사학자들에게 있다. 이 일은 처음부터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의원은 “권력자들은 자기가 밀고 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줄로 착각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권력의 크기가 클수록 국민 속에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곡학아세’(曲學阿世·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히고 세상에 아첨하는 일)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 사태를 정쟁과 갈등의 장기화로 끌고 가면 국력 낭비는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오는 2017년에 시행하는 교과서가 어느 한쪽으로 편향돼 있다면 어느 쪽이든 대선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겨우 1년도 사용 못할 교과서에 100억원이나 쏟아부을 필요가 있는가. 시행해 보고 고쳐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국정화가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여권의 음모라면 나는 분명히 반대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면서 “그러한 교과서가 나오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교실에서 수업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할 일은 태산인데 정치권은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 “국정 안정의 최종 책임은 언제나 여권에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