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연일 미세먼지 공습에 신음하고 있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이번 주 서울과 전북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며칠째 일평균 환경기준 100㎍/㎥을 넘나들고 있다. 국민들 고통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북 익산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125㎍/㎥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안전기준 25㎍/㎥의 다섯 배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세먼지는 지름 10㎛(1㎛=100만분의 1m) 이하의 아주 작은 부유 먼지로 호흡기 질환과 암, 고혈압, 부정맥,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흡연보다 해로운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특히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미세먼지는 자연적으로도 발생하나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 오염물질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겨나기도 한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의 30∼50%는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정부가 중국의 ‘농도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중국이 검토를 끝낸 자료를 2∼3시간 늦게 받아보는 형편이니 정확한 예보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예보 정확도를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으나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5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뒤늦게 2013년 말 초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나아진 게 없다. 미세먼지 발생 시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식의 대처가 고작이다. 미세먼지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메르스 이상이다. 초미세먼지와 오존으로 남북한에서 3만명(추정)이 숨졌다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통계도 있다. 정부의 비상한 관심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사설] 미세먼지 공습, 실시간 파악도 아직 못한다니
입력 2015-10-23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