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앤테일러 박정열 대표 3부자, 해외까지 소문난 맞춤정장… 고객 절반이 외국인

입력 2015-10-25 19:32
세계적인 수트 명품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비앤테일러 삼부자. 이미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해외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수트기술을 알리고 즉석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렁크 쇼를 열어가고 있다. 오른쪽 위는 비앤테일러 내부. 맞춤수트 및 예복전문샵으로 CEO 및 연예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찾는다. 오른쪽 아래는 4층 전층을 사용하는 비앤테일러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수트(수제양복)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이미 홍콩과 상해, 마닐라 등에서 트렁크 쇼를 열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뉴욕과 시드니 스톡홀름 등에서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44길. 하얏트호텔 옆 단독 4층 건물로 우뚝서 있는 비앤테일러(B&TAILOR)는 이미 수트애호가들 사이에는 이름이 나 있는 정장맞춤 및 예복전문샵이다.

특히 이곳이 유명한 것은 1967년부터 양복만들기를 시작한 박정열 대표(64)와 아들 창우(35) 창진(33)씨 3부자가 함께 운영함으로 국내 맞춤정장 톱클래스가 됐다는 점이다.

“48년간 외길을 걸어온 제가 대표로 수트제작의 기술을 책임지고 첫째가 경영과 관리, 이태리서 패션(수트)을 전공한 둘째가 국제관계 및 패션동향을 연구합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 해외유명 패션잡지에 소개된 저희 수트를 보고 외국인들이 일부러 찾아올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박 대표는 옷 한 벌 한 벌에 각별한 정성을 담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함으로 그의 옷을 입는 이들이 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 그가 만든 수트는 재봉질 없이 두 차례 가봉을 통해 10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착용감이 남달라 누구든 한 번 입으면 단골고객이 되곤 한다.

비앤테일러에는 맞춤수트뿐 아니라 멋진 수트를 입기 위해 도와 주는 와이셔츠와 넥타이, 구두, 행거치프 등 다양한 소품도 마련돼 시선을 끈다.

“의식주 중 의(衣)가 맨 앞에 놓인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옷을 입으면 몸가짐부터 달라지게 됩니다. 멋진 옷은 사람을 빛나게 하고 품위를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

서울 연동교회에 출석하는 박 대표는 특별한 간증이 있다. 20여년 전 사람들이 기성복만 사 입고 맞춤수트를 외면해 당시 종로5가에서 운영하던 보령양복점의 문을 닫기로 했다. 문 닫기 전, 한 달간 목사님 양복이나 서비스 해드리자는 생각에 광고를 냈고 이 때 100여명의 목사님들이 무료로 혹은 원단비만 내고 그의 맞춤옷을 입었다.

“많은 목사님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고 이 때문에 제가 긴 불황의 늪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하지 않으려는 가업을 두 아들이 이어 주는 것도 특별한 은혜라 여깁니다.”

한국인의 세심한 손재주로 만드는 수트제작의 전문기술력은 국제무대에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믿는 박 대표는 “이미 호주에 비앤테일러 지사가 있어 매달 10여벌 이상이 수주되고 있다”며 “우리 브랜드가 ‘아르마니’처럼 명품화 되려면 전문 기술인력이 더 많이 필요해 장차 수트아카데미 과정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메르스의 여파로 경영이 많이 힘들었는데 해외 패션잡지 및 패션사이트 등에 비앤테일러가 대대적으로 소개돼 요즘 고객의 반이 외국인일 만큼 효자노릇을 해 주고 있다.

“원단과 패턴, 바느질 삼위일체가 이뤄져 나오는 수트는 제게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제가 만든 옷을 입은 분이 가시는 자리마다 빛이 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합니다.”

두 아들과 손잡고 운영하는 비앤테일러가 머지 않아 세계 속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박 대표는 “이곳을 찾아 주시는 분들께 최고의 옷을 만들어 보답해 드릴 것”을 약속했다.(www.bntailor.com·02-763-9997)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