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불편한 은혜

입력 2015-10-23 18:44

요즘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키워드는 ‘더 불편하게 살아라’입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그것이 건강을 해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둘레길이 등장하고 음식도 인스턴트보다는 슬로 푸드가 등장합니다. 모두가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 시대에 오히려 불편함을 추구하라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는 겁니다.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 허물어진 성벽을 수리합니다. 사람이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예루살렘에 이제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외적인 조건들을 다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학사 에스라를 모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수문 앞 광장에 모아서 말씀 집회를 엽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려 6시간 동안 일어선 채로 말씀을 경청했습니다. 백성들은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들의 죄를 아파하면서 울며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기쁨으로 충만하여 각 가정으로 돌아가 음식을 나누며 즐거워했습니다. 수문 앞 광장 집회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회복되자 집회 후 ‘그 이튿날’에 백성 중에서 지도자들이 다시 에스라를 찾아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밝히 알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살펴보다가 율법에 기록된 중요한 계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초막절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초막절을 지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알게 된 지도자들은 말씀에 기록된 대로 초막절을 지킬 것을 백성에게 공포하였습니다. 초막절을 지키라고 공포하자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였습니다.

초막절엔 모든 백성이 일손을 멈추고 일주일 동안 초막에서 삽니다. 얼마나 불편하고 번거롭습니까. 그들은 지금 깨끗한 도시 속에서 모처럼의 평화를 맛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멀쩡한 집을 지척에 놓아두고 나뭇가지로 엮어서 만든 집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이 일에 참여한 사람들이 4만2360명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잘 섬기는 데는 불편함이 동반됩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을 거부하면 내 인생이 불편해집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신앙생활은 위험합니다. 주님은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놀라운 것은 초막이 단순히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는 곳도 역시 초막, 혹은 장막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전까지는 초막절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초막절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초막을 지으라는 말씀은 ‘너희가 하나님을 드러내어라’라는 뜻이고 ‘너희가 하나님이 거할 성전이 되어라’란 뜻입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집을 짓고 계십니까. 화려하고 편안한 예루살렘 성입니까. 아니면 불편한 초막입니까. 은혜는 불편함 속에서 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말씀대로 사는 것이 불편할지라도 그렇게 살아야 하나님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불편한 초막이나 광야에서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윤효승 전남 여수든든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