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케네디 공항서 감자 키우기’ 화성보다 쉽네!

입력 2015-10-22 22:12 수정 2015-10-22 23:06

공항은 지상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또 끝없이 펼쳐진 콘크리트 활주로와 비슷한 모양의 거대한 터미널들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숱한 차들이 경쟁적으로 승객이나 화물을 내리거나 태운 뒤 매연을 잔뜩 내뿜으며 사라지는 풍경은 공항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곤 한다.

그런 공항 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이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었다. 그런데 케네디 공항이 이번 달 “생태가 살아 숨쉬는 자연미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고 미국 공영 NPR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PR에 따르면 케네디 공항은 얼마 전 ‘공항 농장’(사진)에서 첫 농작물인 감자를 생산했다. 감자에 이어 당근과 생강, 케일, 민트, 라벤더꽃과 허브잎도 생산될 예정이다. 항공기와의 충돌을 우려해 새들이 좋아하는 농작물은 재배되지 않는다.

농장은 이 공항 5번 터미널 주변에 만들어졌다. 플라스틱 박스에 흙을 담아 터미널 주변 빈 공간에 배치해 농작물을 재배한 것이다. 농장 면적은 2230㎡ 정도다.

이 아이디어는 미 국내선 항공사인 제트블루항공이 제안해 만들어지게 됐다. 이 회사는 기존에도 남은 기내식으로 퇴비를 만들어 농부들에게 제공하는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 왔다.

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매니저인 소피아 멘델손은 “유휴 공간이 많은 공항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승객과 공항 종사자, 공항 주변 거주민들에게 ‘녹색 체험’을 제공하고 도시농을 확산시키겠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에서 재배된 감자는 기내용 포테이토칩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탄소 배출의 대표적 시설인 공항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생각도 공항 농장이 시작된 주요한 계기다.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