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어느, 비 개인 날 오후

입력 2015-10-23 22:10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해서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책들을 읽어왔다. 증인의 삶을 결단하고 부터는 주로 경건서적들을 읽었고, 그 책들은 대부분 레퍼토리도 다양한 내 삶의 역경의 날들을 견디게 해 준 고맙기 짝이 없는 책들이다. 그 중 잊을 수 없는 서적중 하나는 영화 미션의 실제 주인공“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생애와 일기’이다. 그가 지상에 머문 시간은 29년 5개월에 불과하지만 복음을 위해 세상에 남긴 그의 발자취는 상상을 초월한다. 인디언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바친 그의 짧은 생애는 매일 일기를 쓰면서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하나님과 일체를 이루려고 몸부림친 진정한 기도의 생애였다. 또한 오스왈드 챔버스의 묵상 집 ‘주님은 나의 최고봉’은 승리의 비결을 보다 실제적으로 제시해 주는 최고의 비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묵상해 온지 어느덧 6년차이지만 아침마다 새롭다는 사실은 경이로움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다.

누구에게나 그러하시듯 하나님께서는 내 삶의 여정에 숱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셨다. 그들 중에는 내 삶의 겨울 같은 시간에 갚을 길 없이 크나 큰 사랑의 빚을 지게 한 사람도, 극복하기 힘든 아픔을 주고 떠나간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절대 믿음에 입각해 쓰인 경건의 서적들은 사람과 달리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으며 내 믿음의 비틀린 부분을 교정해주고 소명이 빛바래지지 않도록 굳건한 확신을 주는 참으로 고맙고도 소중한 친구와도 같다. 위대한 복음전도자의 길을 걸어 온 저자들이 그 길에서 피 흘리며 목숨처럼 소중히 얻게 된 승리의 비결을 별다른 수고도 없이 단지 독서만으로 얻게 되는 것이야말로 갚을 길 없는 사랑의 빚이 아닌가.

어느 비 개인 날 오후, 책갈피로 쓸 빛깔 고운 낙엽 한 장 주워들고 뒤뜰 나무벤치에 앉아 문득 푸르른 가을하늘을 올려다보니 새삼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구나’ 싶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