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오쿠다 히데오의 로큰롤 성장기

입력 2015-10-22 20:13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남쪽으로 튀어!’ ‘올림픽의 몸값’ 등 나오는 소설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소년 시절을 회상하며 에세이집을 썼다. 1972년 라디오가 생긴 중학교 1학년 봄부터 77년 고교 3학년까지 록 음악에 탐닉했던 그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좌충우돌 패기 넘치는 학창 때 에피소드들이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펼쳐진다.

까칠한 소년 오쿠다에 비틀스, 퀸, 티 렉스, 핑크 플로이드,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당대를 풍미했고 지금은 전설로 남은 록밴드들의 음악은 청소년기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그는 ‘절대 금지’만 넘쳐나던 학교가 싫었고, 겉만 번드르르하게 말하는 어른을 경멸했다. 록음악에 빠져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치기어린 고민도 많이 했지만 이 시간은 그에게 평상의 자양분으로 남았고, 결국 그를 작가의 길로 인도했다. 특히 빼어난 음악을 보여줬던 스탠리 댄의 음악은 그가 작가로서 포지션을 정할 때마다 중요한 지침이 됐다. 책은 70년대 로큰롤이 선사한 젊음의 마법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어른들에게 바치는 찬가이기도 하다. 청계천에서 LP음반을 샀던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독자라면 오쿠다 이야기를 통해 잊고 있던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