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경찰청 ‘조희팔 사건 TF’ 구성

입력 2015-10-21 21:40
경찰이 ‘조희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도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수사국장 시절 진행된 조희팔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책임을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21일 조희팔 사건 수사지휘와 상황 관리, 정보수집 업무를 맡을 수사지원 TF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수사기획관과 수사1과장이 각각 팀장과 총괄반장을 맡고 범죄정보과, 지능범죄수사대, 경제범죄수사계에서 12명이 파견됐다. 경찰청은 “조희팔 사건 관련 진상조사와 현장 수사지원을 통해 사건 전반에 대해 재조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희팔 관련 의혹을 제대로 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조희팔이 죽었다고 보고 있다”며 “TF는 조희팔 사건 수배자 검거나 관련 의혹에 대해 평상시보다 조금 더 강화된 지휘감독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수배자는 전국으로 돌아다니니까 TF는 그런 걸 컨트롤(관리)하려는 것이지 여기서 무슨 수사를 크게 벌리거나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본다는 의미가 아니다. 경찰에서 수사할 일이 그렇게 많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TF에 포함된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5월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던 조직이다.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박관천(49) 전 경정이 당시 지수대장이었다. 수사 진행 당시 수사국장이었던 강 경찰청장은 결과 발표 직전 정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