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폴 라이언(45·사진) 하원의원이 동료의원들의 끈질긴 구애 끝에 하원의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해 40대 하원의장 탄생이 임박했다. 그가 비록 ‘당이 단합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그동안 고집하던 불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처음으로 선거에 나설 뜻을 밝혀 그의 하원의장 도전은 기정사실화됐다.
라이언 의원은 20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비공개 콘퍼런스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원하던 바는 아니지만 당이 단합한다면 봉사하겠다”며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위스콘신에 사는 아내와 어린 세 아이(13살 딸, 11살·10살 아들)를 돌봐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막판까지 하원의장 출마를 고사해 왔으나 후임 의장으로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의원의 중도하차 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동료 의원들의 설득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라이언 의원이 존 베이너(66) 현 하원의장의 뒤를 이을 경우 1891년 46세 때 하원의장이 된 찰스 프레더릭 크리스프에 이어 124년 만에 다시 40대 하원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라이언 의원은 젊지만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8선 의원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받을 만큼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의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 경쟁자들은 잇따라 출마 의사를 접는 등 대세는 급격히 라이언 의원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하원의장 출마를 선언했던 제이슨 샤페즈 의원과 빌 플로즈 의원은 “라이언 의원만한 적임자가 없다”며 출마를 철회했다.
하지만 프리덤코커스 등 베이너 의장의 사퇴를 끌어낸 당내 일부 강경파들은 라이언 의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론에 반하는 투표를 하더라도 보복을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에 라이언 의원이 확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리덤코커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대니얼 웹스터 의원은 라이언 의원의 출마선언에도 경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원을 지지하는 베이너 의장은 “그가 의장직에 오를 만큼 충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며 “조만간 하원의장 투표일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은 이달 말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정계를 은퇴한다고 선언했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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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년 만에… 美 40대 하원의장 탄생 임박?
입력 2015-10-2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