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카리스마·소통경영… 발로 뛰는 경제계 ‘쌍두마차’

입력 2015-10-21 22:15 수정 2015-10-21 23:02

경제계 쌍두마차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이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 해외순방 등 굵직한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도 그룹 내실 다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창조경제와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모습은 닮았지만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허 회장이 조용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경영자라면 박 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직원과의 스킨십을 중시한다.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재계 대표단체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창조경제 전도사’ 허창수 회장=허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세 단어로 설명된다. 창조경제, 글로벌 진출, 윤리경영이다. 허 회장은 GS그룹이 후원하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틈나는 대로 강조해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린다. 여수에 위치한 전남센터를 통해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고, 이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21일 임원회의에서도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이고 지역사회, 중소기업과도 윈-윈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 회장으로서 대통령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거나 해외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베트남에서 ‘GS 해외 사장단회의’를 열고 동남아 시장을 점검한 뒤 곧이어 14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재계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윤리경영·정도경영도 중요한 이슈다. 무리한 1등보다는 떳떳한 2, 3등이 낫다는 지론이다. 허 회장은 서울 논현로 GS타워에서 열린 4분기 임원모임에서 폭스바겐 사태를 거론하며 “기업이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하지 않으면 언론과 소비자의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존망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소통의 달인’ 박용만 회장=2013년 8월 박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으로 임명된 후 상의의 위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15차례 이상 만나며 민간 경제 파트너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올 초 중국 경제 분야 실세인 왕양 국무원 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경제인들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정부 파트너로서 전경련보다 상의가 부각되는 것은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 회장의 역량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지원하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 준비 과정을 직접 챙기고 출범 이후에도 운영 상황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올 들어 두산인프라코어 미국법인 밥캣, 사우디·UAE 등 중동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집무실에 군청색 베어스 점퍼를 상비하고 있는 박 회장은 ‘SNS 경영인’이라는 별명에 맞게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19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 이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해 ‘미스터 M&A’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