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장에서 노동력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수급 불일치(미스매치)가 확산될 경우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은 2013년 기준 연령별 미스매치 지수가 1.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23개 주요 회원국 중 8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정도별 미스매치 지수는 0.86으로 13위였다. 이들 미스매치 지수는 학력별, 연령별 미스매치 기여도를 합산해 추산한 것이다.
우리나라 미스매치 지수를 보면 대졸·청년층 미스매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3년 15∼29세 청년층의 미스매치 기여도는 1.00으로 이 기간 미스매치 지수(1.55)의 65%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53%) 스페인(50%)보다 높은 수치다. 교육정도별로 볼 때도 대졸 이상의 미스매치 기여도(0.69)가 이 기간 전체 미스매치 평균 지수(0.89)의 78%나 차지했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가 심화할수록 유휴 노동력을 증가시키고 일자리 탐색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고용조정 속도를 둔화시키면서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연령대별 미스매치 지수를 보면 2006년 1.49에서 2013년 1.75로 상승(악화)했는데 이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2%에서 2.9%로 추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날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서비스산업과 청년 일자리에 대한 토론회’에서도 미스매치의 경제 부작용이 거론됐다.
최경수 KDI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990년대에는 유럽보다 낮았지만 현재는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며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인 니트족 증가가 청년층 실업률 상승을 이끌었다”고 했다. 그는 실업률 상승 현상에 대해 자신보다 낮은 학력의 일자리를 선택하는 ‘과잉학력 현상’인 일자리 미스매치를 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 학력에 걸쳐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세욱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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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자리 수급 미스매치 OECD 8위… ‘대졸·청년층서 뚜렷’ 성장률 떨어뜨려
입력 2015-10-21 20:43 수정 2015-10-21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