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검사 평가 뒤 결과 공개키로

입력 2015-10-21 22:28
변호사들이 검사를 평가해 그 결과를 공개키로 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 인권침해 등을 막고 검찰의 광범위한 기소재량권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공정 수사와 부패 척결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하창우(61) 대한변호사협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변협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의자에게 부당한 압력·회유가 있거나 인권침해가 발생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검찰권 행사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부당한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검사평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날부터 회원들이 작성한 형사사건 담당검사 평가표(100점 만점)를 취합해 우수·하위검사를 선정한다. 대상 기간은 올 한 해다. 내년 1월쯤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에 평가 결과를 전달할 계획이다.

우수검사는 언론에 명단을 공개하고, 하위검사는 명단 대신 사례만 알리기로 했다. 우수·하위검사는 서울에서 약 10명, 지방에서 약 5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 회장은 “제도가 상당 시일이 지나면 검찰총장 후보자 선정 자료로도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협은 이 평가 결과를 검찰 인사에 반영토록 하는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검찰은 검사평가제의 객관성·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유무죄를 놓고 검사와 다투는 변호사가 과연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변호사가 담당 검사를 좋지 않게 평가하거나 보복 수단으로 음해(陰害)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소송에 이해관계가 있는 변호사의 평가가 객관적일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선진국에도 이런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협은 법관 평가도 하고 있다. 하 회장이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던 2008년 서울 지역부터 도입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실시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