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대던 금값 다시 반짝… 지금 살까 말까

입력 2015-10-21 19:58

지난 7월 온스당 1100달러를 밑돌던 국제 금 가격이 1170달러대로 올랐다. 금값이 바닥을 친 것이라면 지금이 투자의 적기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비롯한 변수가 많아 단기적으로는 금 투자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3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4.70달러(0.4%) 오른 1177.50달러로 마감했다. 금값은 지난 15일 1187.50달러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때문에 1170달러대로 내려앉았지만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해져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의 대체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요즘 금값은 연준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연준이 결정하는) 금리는 항상 금값에 영향을 미쳐왔지만 그 영향력이 지금처럼 강력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의 부재(不在)가 금 시세에 대한 연준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인플레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선 금의 인플레 헤지(위험 회피 거래)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돼 끝내 물가가 오른다면 금 가치는 뛰게 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전망 아래 금을 사들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캐나다의 억만장자 세이모어 슐릭은 “내 자산의 25%를 금에 투자하고 매일 밤 숙면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유경하 연구원도 “내년 이후 물가상승률 회복 속도가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보다 빨라질 경우 당연히 금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 전망은 2∼3년 뒤 실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투자기간을 3년 이상으로 두고 금 상장지수펀드(ETF)나 실물 상품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