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변으로 물러난 윤보선 전 대통령은 박정희정권 하에서 민주화운동에 계속 참여했다. 그 결과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도자가 됐다.”(김학준 해위학술연구원장)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 전 대통령 고택(古宅)에서 21일 열린 ‘2015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은 윤 전 대통령이 꿈꿨던 민주주의에 대한 토론의 장이었다. 윤보선대통령기념사업회와 영국 에든버러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영국 대헌장(마그나카르타) 제정 800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심포지엄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민주화의 시점이 된 마그나카르타와 한국 민주화의 초석을 이룬 윤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념하는 자리다. 1, 2회는 영국에서 열렸다.
윤 전 대통령은 1924년 에든버러대에 입학해 고고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국의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공부한 뒤 돌아와 조국 민주화에 평생을 바쳤다.
행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존 에버러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티머시 오셰어 에든버러대 총장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시련의 연속이었던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이상을 굽히지 않고 긍정적 메시지를 주신 분”이라며 “민주화의 아이콘으로 강력한 이미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든버러대가 윤 전 대통령을 배출한 사실이 자랑스럽다. 에든버러대의 철학과 실천학문을 모두 강조한 학풍이 한국의 민주화에 조금은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선 한국의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왔는지 평가하는 시간도 있었다. 오셰어 총장은 윤 전 대통령을 취임 1년 만에 물러나게 한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군사정변과 세월이 흘러 박 전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이 된 데 대해 “영국에서 대헌장이 만들어지고 즉각 민주화가 되지 않은 것처럼 한국도 민주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거친 것”이라며 “모든 발전은 역사의 긴 흐름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제3회 윤보선 기념 심포지엄] “군사정변에 물러난 尹, 한국 민주화의 정신적 지도자 돼”
입력 2015-10-21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