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별시’를 표방하는 경기도 용인시가 아줌마들의 축구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24일 용인시 축구센터에서는 관내 31개 읍·면·동 전 지역과 시청에서 총 32개 아줌마 축구단이 출전하는 ‘2015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이 열린다. ‘줌마렐라’는 아줌마와 신데렐라 합성어다. 21일 오전 10시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상현레스피아 축구장에서는 ‘성복동 줌마렐라 축구단’이 막바지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좀 더 공을 몰고 가야지.” “똑바로 앞을 보고 차야죠.” “수비할 때는 너희가 좀 더 내려와 줘.”
아줌마 선수들과 감독, 코치는 물론 함께 나와 공을 차는 남편들, 심지어 주민센터 직원들까지 혼연일체로 연습하고 있었다. 대장암으로 2013년 12월 수술을 받고 이사와 우연히 축구단에 가입한 이순애(57)씨는 “축구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남편이 적극 추천해 하게 됐다”며 “축구를 해보니 몸도 좋아지고 이웃들과 운동하며 수다를 떨다 보니 하루가 너무나 즐겁다”고 말했다. 아내의 등을 떠밀어 축구단에 가입시킨 이상윤(57)씨는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는 아내가 ‘몸살이 났다’며 힘들어하더니 언제부턴가 먼저 축구장으로 간다”며 “요새는 아들, 며느리까지 연습장에 음료수를 사들고 응원 온다”고 자랑했다.
서광렬(60) 감독은 “5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에 연습하는데 몸이 아픈 분들도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실력도 많이 늘고 있어 감독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홍신(54) 동장은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느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주민화합 차원에서 도움이 되다 보니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며 “이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노령층이 많은데 축구가 소통의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담사례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모녀가 선수로 뛰거나 부인은 선수, 남편은 코치로 활동하는 가정도 있다. 기흥동의 이용옥(54)씨와 딸 신은선(34)씨, 상현1동의 한승미(45)씨와 딸 석지선(22)씨는 모녀가 함께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기흥동의 양미화(45)씨는 선수로, 남편 진의봉(39)씨는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20대 여대생부터 손자를 둔 60대 주부까지 선수들의 연령도 다양하다. 최고령은 풍덕천1동의 최희숙(68)씨, 최연소는 이동면의 신효정(22)씨가 있다. 상하동의 하타나카 아이(39·일본)씨 같은 다문화가정 선수도 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용인에 ‘줌마렐라 축구’ 열풍
입력 2015-10-22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