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핑크’ 바람 솔솔

입력 2015-10-21 22:17

“분홍색은 새로운 검은색이다(Pink is new Black).”

미국 IT 매체 리코드(Re/code)는 애플의 아이폰6s 로즈골드 색상이 인기를 끌자 이런 해석을 내놨다. IT 기기에서 검은색은 흰색과 함께 표준색으로 인식된다. 가장 무난하고 인기 있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반면 분홍색은 금기시되는 색이다. 지나치게 여성적인 취향의 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아무래도 남성들이 IT 기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화려하거나 색이 강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아이폰6s가 출시되면서 이런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6s를 출시하면서 기존 색상에 로즈골드를 새롭게 추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로즈골드에 집중됐고, 실제 구매도 가장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FBR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는 아이폰6s 구매자 중 35%가 로즈골드 색상을 구입했다고 조사했다.

애플도 로즈골드 색상이 여성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애플은 최근 할리우드 유명 배우 제이미 폭스가 등장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에서 폭스는 로즈골드 색상의 아이폰6s를 들고 통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로즈골드가 남성에게 어색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로즈골드의 인기가 높다. 아이폰6s 예약 판매에서 로즈골드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1일 “그동안 스마트폰 색상은 제한적이었는데 로즈골드가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홍색’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도 갤럭시 노트5에 핑크골드 색상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23일부터 핑크골드 색상을 판매한다. 삼성전자가 8월 갤럭시 노트5를 처음 공개할 때만 해도 핑크골드는 출시 계획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핑크골드는 우아하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선사한다”면서 “마치 명품 액세서리를 손에 쥔 듯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