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세계 수요구조 못 따라간 한국 수출

입력 2015-10-21 19:58 수정 2015-10-21 21:36

우리나라 주력품목의 교역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수요에 맞추는 전략품목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1일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와 우리나라의 수출’ 보고서에서 2004∼2014년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7개 품목의 교역 비중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들 10대 품목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46.4%에서 2014년 45.7%로 줄었다. 자동차는 같은 기간 5.4%에서 4.1%로 줄었고, 기계류는 9.4→8.9%, 철강제품 6.2→5.6%, 반도체 6.0→4.7%로 각각 감소했다.

증가한 품목 중 화공품과 석유제품도 이 기간 유가가 약 3배 오른 덕을 본 것이어서 순수하게 글로벌 교역 비중이 늘어난 것은 휴대전화(1.4→2.3%) 하나뿐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품목과 교역상대국 수입수요 구조의 불일치는 대중국 교역에서 보다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전 세계 중간재 수입은 가공무역 억제정책 등으로 2004년 57.9%에서 2014년 46.5%로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68.2%에서 75.7%로 오히려 늘었다.

최종재 경우에도 우리나라 주요 최종재 수출품목 가운데 중국의 총수입 대비 비중이 올라가고 있는 품목은 자동차와 화공품 2개뿐이다. 또 2012∼2014년 중국의 10대 최종재 수입품목 중 수입 비중이 커진 품목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이 오른 것은 분석기기뿐이다. 이 기간 중국의 수입 비중이 증가한 자동차, 변압기, 축전기, 의약품 등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0.1∼0.6% 포인트 하락했다. 디스플레이(37.1→38.2%) 기계류(7.7→9.3%) 컴퓨터(5.5→8.9%)는 점유율이 올랐지만 이들 품목은 중국 수입 비중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은 국제무역팀 김용복 차장은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은 점유율 확대를 통해 수출을 견인했지만 현재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낮아졌다”며 “향후 수요가 늘어나는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품목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