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연구원(KPI·원장 전우택 교수)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교회 안의 평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교회의 평화 유지를 위해 위계적 권위구조를 타파하고 양적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리스도와 평화, 그리스도인과 평화, 한국교회와 평화에 대한 신학적 소고’를 주제로 발표한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경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뿌리 내리게 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신유교적 경향에 따라 자신과 다른 교리에 대한 해석이 나오면 배척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면서 분열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경제 성장기에 기독교가 십자가와 부활이 아닌 현실에서의 승리를 더욱 강조했고 이것이 21세기에 개인주의적 소비문화와도 연결됐다”며 “그 결과 교회가 욕망을 충족시키는 이익공동체의 형태가 됐고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성장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실패한 교회로 간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교회의 평화를 위해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사는 것을 기독교인의 기본자세로 인식할 때 이웃을 섬기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며 “위계적 권위구조를 극복하고 여성·청년 등 성도들의 참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내 평화에 대한 구조적 접근’에 대해 발표한 양혁승 연세대 교수는 교회 평화를 깨는 유형과 원인을 분석했다. 양 교수는 “교회 리더(목사 장로)에게 권한이 집중되고 목회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교회에서 소통이 사라졌다”며 “이러한 경직된 권위주의 문화로 리더에 대한 교인들의 실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목사 장로의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견제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다방향 소통 채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 교회 주요 의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교인들이 은사를 따라 주도적으로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등 환경적 요인을 고려할 때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것을 주 목적으로 삼아온 교회들이 많아 곧 갈등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웃을 사랑하고 사랑과 평화를 구현하는 교회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교회 내 소통 막는 경직된 위계구조 극복해야”… 한반도평화연구원 ‘교회 안의 평화’ 포럼
입력 2015-10-21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