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U-17 월드컵… 한국, 기니 꺾고 16강행 확정] 오! 세훈, 추가시간 대∼한민국

입력 2015-10-21 21:23
‘최진철호’의 공격수 오세훈(왼쪽)이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수비수 박명수와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지난 18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긴 한국은 기니와의 2차전에서도 1대 0 승리를 거두고 24일 치르는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승우가 기니전에서 중앙 수비수 모하메드 카마라(오른쪽)의 수비를 따돌리고 돌파하고 있다. 이승우는 장기인 폭발적인 드리블 대신 동료들을 이용한 연계 플레이에 치중하며 브라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숨은 주역’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악착같은 수비와 절묘한 교체 타이밍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짜릿한 한 방. 기니전은 최진철(44)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한 편의 드라마였다.

최 감독이 이끄는 U-17 축구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니와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오세훈(울산 현대고)의 짜릿한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긴 한국은 조별리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의 각급 남자 대표팀은 FIFA 주관대회에 총 36회(올림픽 포함) 출전했는데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2경기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니가 공격 성향이 강한 팀이란 사실을 파악한 최 감독은 수비라인을 끌어내렸다. 모험이었다. 기니는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거친 공세를 퍼부었다. 전반 기니는 9개의 슈팅을 날렸고 그 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한국은 3개의 슈팅을 날렸는데 유효슈팅은 1개였다. 한국은 안정된 수비로 골문을 지키며 간간이 역습에 나섰다. 전반은 최 감독이 생각한 승부처가 아니었다. 최 감독은 기니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을 노렸다.

0-0으로 시작된 후반 초반. 기니가 엄청난 기세로 한국을 몰아붙였다. 한국 수비진은 강고했고, 기니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기니 선수들은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고갈된 듯 움직임이 둔해졌다.

최 감독의 선수 교체 타이밍은 절묘했다. 후반 45분 체력이 떨어진 이승우(FC 바르셀로나)를 불러들이고 힘이 넘치는 오세훈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오세훈은 투입된 지 약 2분 후 역습 상황에서 유주안(경기 매탄고)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꽂았다.

최 감독의 용병술은 지난 18일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빛났다. 0-0 이던 후반 33분 최 감독은 박상혁(경기 매탄고)을 빼고 이상헌(울산 현대고)을 내보냈고 이상헌도 1분 만에 장재원(울산 현대고)의 결승골을 도왔다. 1, 2차전 모두 교체 선수가 도우미와 해결사로 맹활약한 것이다. 최 감독은 경기 후 “2승을 거두면서 조 1위를 할지 2위를 할지 고민하는데 이런 경우도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오세훈이 결승골을 터뜨린 데 대해 “경기 흐름상 전방에서 체력이 저하된 이승우를 교체해 줄 필요가 있었다. 전방에서 싸우며 제공권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24일 오전 5시 1무1패를 기록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 비교적 전력이 약한 A조, C조, D조의 3위 중 한 팀과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하지만 만약 브라질에 조 선두를 빼앗긴다면 F조 2위와 16강전에서 맞붙는다. F조 2위는 프랑스나 파라과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 힘겨운 경기가 예상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