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질병’ 퇴직 30명에 보상금 지급

입력 2015-10-21 19:48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퇴직한 퇴직자 30명에게 처음으로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21일 밝혔다. 30명은 1차 지급대상이며, 현재까지 보상을 신청한 사람은 90여명이다. 본격적인 보상이 시작되면서 8년을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보상금 지급이 완료된 사람 가운데는 삼성전자의 보상방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제보자와 산재 신청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 신청과 서류 제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이면 보상금 수령자가 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하고 있다. 협력사 퇴직자도 동일한 원칙과 기준에 따른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발병자와 가족들의 서류 준비와 독립적 기구인 보상위원회 심의 등에 시간이 걸린다”며 “변호사 또는 노무사 등이 직접 발병자를 방문해 서류 접수 등을 도와주고 있어 보상금을 지급받는 사람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보상 대상자 중 상당수는 신청을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올림은 반도체 질환 발병자가 200여명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삼성계열사 근무자, 근무 이력이나 실제 발병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익명 등 허수를 빼면 아직 접수하지 않은 발병자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보상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개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 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와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보상 신청을 접수하고, 보상 신청자가 희망할 경우 실무위원이 직접 방문해 신청 절차를 지원한다. 가족대책위는 “늦었지만 1차로 보상금이 지급된 것을 환영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 8년이나 끌어온 문제가 첫발을 내디뎌 풀리기 시작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