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의혹’ 투수 3명 KS 엔트리 제외… 이빨 빠진 사자, 통합 5연패 적신호

입력 2015-10-21 21:26
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함에 따라 정규리그·한국시리즈 5연패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출전을 정지시킨 선수 명단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정상급 투수다. 팀 내에서도 수년간 마운드에서 기둥 같은 역할을 해왔다. 한 명은 선발진의 한 축이었고, 두 명은 불펜의 핵심이었다. 특히 박빙의 승부에 매번 등판한 불펜 투수 두 명은 그야말로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실제 이들 3명을 제외하면 삼성 투수진의 성적은 확 떨어진다. 그만큼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삼성 투수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69로 이 부문 3위였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치솟는다. 10개 구단 중 8위다. 3명은 삼성 투수진이 소화한 이닝의 26%를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은 마운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삼성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피부로 느낄 전력 공백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해야 할 투수가 이탈했고, 박빙 승부에서 2∼3이닝을 확실하게 막을 불펜 투수도 사라졌다. 당장 류중일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을 고민해야 하고,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누구를 불펜으로 올릴지 걱정해야한다.

하지만 얻는 것도 있다. 바로 위기감 속에 강해지는 정신력과 단결이다.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출전 정지가 결정되자 류 감독은 더욱 단호한 모습이었다.

류 감독은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 선수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조직은 무너진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겠다. 잇몸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이미 관련 보도가 나올 때부터 의혹을 받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지 대비하고 있었다. 그는 “김태한 투수코치와 함께 매일같이 어떤 선수를 어떻게 기용할지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