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신기하고 흥미로운 뼈에 얽힌 갖가지 사연

입력 2015-10-22 20:11

몇 년 전 가야시대 고분에서 여자 아이의 뼈가 발굴됐다. 작은 샘플을 잘라 동위원소를 분석했더니 당시 아이들은 서너 살 때까지 모유를 먹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른들에게 맞아 죽은 아이들은 갈비뼈를 조사해보면 알 수 있다. 폭행당한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법의인류학자인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오해했거나 잘 몰랐던 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뼈는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생물의 역사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죽은 사람의 뼈만 보면 나이와 성별, 먹었던 음식, 심지어 몸을 많이 썼던 사람인지, 생전에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뼈대 있는 동물은 지구상에 언제 처음 출현했을까. 흑인들이 구루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뿔은 뼈일까 아닐까. 뼈에 얽힌 갖가지 사연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사람에 따라 아예 나지 않거나 비뚤게 나는 사랑니는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면서 턱뼈가 점차 작아져서 생기는 것이다. 여자의 요추는 임신했을 때 무게중심을 잃지 않도록 진화했다. 척추는 아름다운 S자 곡선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뼈대 있는 동물의 역사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룡 뼈, 선글라스가 필요 없었던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등을 뼈 그림과 함께 들려준다.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