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사례를 흥정하지도, 생계를 걱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이렇게 부족함 없이 살게 하시고 계속 사역할 수 있도록 일을 주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의 종은 절대 걸식하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소유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각각의 형편에 따라 순종해야 한다. 돈과 재물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된다.
나는 교회 사역을 하면서 조금씩 말씀의 갈증을 느꼈다. 하나님 주시는 말씀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지만 평신도이기 때문에 설교를 할 수도, 축복권도 없었다. 나는 자주 동역하는 김석균, 노문환 목사와 김민식 전도사와 의논했다. “우리가 평생 하나님의 종으로 사역을 할 거라면 신학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네 사람은 함께 신학교에 가기로 결의했다.
여러 집회에서 목회자 신분인 부흥사들로부터 받은 모욕감도 작용했다. 나는 그런 경우가 있었다. 고향 목포에서 집회가 있다고 했다. 고향에서 집회가 있다는 말에 반가운 마음으로 집회 장소로 갔다. 그런데 나를 맞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행사 중 찬양을 마치고 돌아갈 때였다. 밤 9시였다. 마침 부흥회 주강사와 마주쳤다. 그는 날 보더니 주머니에서 구겨진 돈을 주섬주섬 꺼내줬다. ‘내가 빌어먹는 거지도 아닌데….’ 화가 치밀었지만 예수님을 생각하며 꾹 참았다. 김석균이나 김민식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교회에서 목사 안수 받은 이가 그렇지 않은 사역자를 홀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신학대학에 가는 것을 아내들은 모두 반대했다.
나의 아내는 “평신도로서 찬양하면 되지, 왜 꼭 신학교를 가야 해요?”라고 했다. 나는 기도하면서 3년 동안 아내를 설득했다. 하나님 은혜로 신학교에 입학했고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안수를 받았다. 나는 안수를 받은 뒤 음악 선교목사로 쉼 없이 집회를 다니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소망교회(유영모 목사) 선교목사와 경기도 남양주 세계로교회(김명호 목사) 협동목사로 섬긴다. 한국복음성가협회장으로서 협회 사무와 행사를 챙긴다. 나의 사역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는 영적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내 삶의 최고 응원단장인 아내 서경숙과 아들 희웅(35), 딸 지연(34)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
아내는 원래 손재주가 많다. 10년 전부터 닥종이 인형을 만든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닥종이 인형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가 됐다. 아들 희웅은 연기자이자 프로 볼러이다. 딸 지연은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친다. 아들은 한국체대에서 체육교사 과정까지 이수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바꿨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아들은 드라마 ‘주몽’ ‘이산’ ‘선덕여왕’ 등에 출연했다. 아들은 한 교회 간증에서 “나는 연기자로 유명해진 뒤 아버지처럼 하나님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 버클리 음대 실용음악과와 이화여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한 딸은 서경대 뮤지컬학과 강사로 일한다. 아들과 딸 모두 미혼이다. 두 자녀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매일 하나님에게 기도한다.
나는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만남 세 가지를 이렇게 꼽는다. 첫째 내 어머니와의 만남.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기에 내가 꿈을 이룰 의지를 가질 수 있었다. 둘째 아내와의 만남. 아내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내가 가수로 성장하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셋째 하나님과의 만남. 이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예수님의 종으로서 날마다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이 됐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내 노래와 간증이 쓰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정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역경의 열매] 장욱조 (15·끝) 내 노래·간증 통해 모든 사람들이 주님 만났으면
입력 2015-10-22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