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CIQ, 南 취재기자 노트북 전량 수거 전수조사 물의

입력 2015-10-21 00:35 수정 2015-10-21 00:55
북한이 2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취재차 입경하는 남측 기자단의 노트북을 전수조사하면서 일정이 지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북한은 오전 11시16분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남측 상봉단 96가족과 389명의 수행단 및 기자단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북측 CIQ에서 상봉단은 체온을 확인하고 검역신고서 및 세관신고서를 제출한 뒤 게이트를 통과했다. 북측은 상봉단이 소지한 태블릿PC를 일일이 검사하기도 했다.

상봉단 검문을 마친 북측은 갑자기 남측 기자단 29명의 노트북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남측 기자단은 “남북 간 사전 협의에 없던 내용”이라며 강력 항의했지만 북측은 막무가내로 노트북 제출을 재차 요구했다. 북측은 남측 기자단의 노트북을 수거해 검사한 뒤 오후에 숙소로 가져다주겠다고 통보했지만 기자단의 거부로 결국 현장에서 검사가 진행됐다.

북측 직원들은 암호가 걸려 있는 노트북도 예외 없이 검사했고, 내부 파일을 일일이 들여다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단의 항의가 이어졌으나 북측 직원은 발끈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로 인해 현장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기도 했다.

남측 기자단이 북측 세관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버스 안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했다. 결국 상봉단은 기자단을 남겨놓고 금강산으로 먼저 출발했다. 노트북 검사 종료 후 뒤늦게 출발한 기자단은 당초 일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2시에야 이산가족 면회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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