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에 대해 한국시리즈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20일 대구 시민운동장 관리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도박 의혹과 관련해 향후 수사당국의 요청이 있을시 적극 협조하겠다”며 “구단은 한국시리즈 준비에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28명)에 제외되는 선수는 투수 3명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내사를 받는 선수 두 명과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큰 선수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출전 정지되는 선수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몇 명을 제외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도 구단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인들은 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지쳐있고,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한 상황에서 연습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년과 달리 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사기도 떨어져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선 제외된 세 투수가 등판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몸도 풀었다. 하지만 훈련이 진행되는 중 갑자기 류중일 감독이 급한 전화를 받았고, 세 투수의 청백전 등판이 취소됐다.
류 감독은 “해당 선수들은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고 야구장에도 안나올 것”이라며 “남은 선수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 한다”며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잇몸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최고참 이승엽과 주장 박석민을 중심으로 이번 도박 파문에도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승엽은 “(선수단) 분위기는 괜찮다”면서 “(한국시리즈에) 누가 올라와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키로 함에 따라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에 참가할 대표팀도 엔트리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프리미어 12에 출전시키기 어려울 것 같다”며 “김인식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도박 연루 선수 KS 출전 안 시킨다”… 삼성 라이온즈 사장, 팬들에 사과
입력 2015-10-20 21:31